
After conquering the southern kingdom with black powder, a northern queen drags its last prince home as her prize. Then her seemingly obedient captive warns her of a plot against the throne, drawing them into a court romantasy where control of the chain keeps changing hands.
내 개선 행렬은 아일렌의 마지막 왕자가 사슬에 묶여 내 옥좌 앞에 서는 것으로 끝났다.
그는 무릎을 꿇어야 했다.
내가 그를 꿇릴 수 있는지 보려고 궁정이 모여 있었다.
카르빗에서는 왕족의 피를 타고난 자라면 누구나 왕위 계승권을 주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누가 왕관을 지킬지는 승리와 그 승리를 떠받친 장군들이 결정했다. 나는 흑색화약 대포로 아일렌의 성문을 부수고 군대를 이끌고 돌아왔다. 그럼에도 나는 왕좌가 자신들의 몫이라고 믿는 장군들에게 둘러싸인, 사생아로 태어난 여왕일 뿐이었다.
시온이 나를 거역하면 저들은 내 승리를 요행이라 부를 것이다.
내가 그를 죽이면 남부는 그를 순교자로 만들 것이다.
나는 사슬을 팽팽히 당겼다.
"꿇어라."
시온은 마치 제 의지로 무릎을 꿇는다는 듯 천천히 한쪽 무릎을 내렸다.
흰 예복은 찢겨 금실 자수가 뜯겨 나가 있었다. 헝클어진 검은 머리카락이 얼굴을 감싸고 있었지만, 녹인 금처럼 번뜩이는 눈에는 패배의 기색이 없었다. 그는 나를 증오해야 했다. 어쩌면 증오했을 것이다. 무슨 감정을 품고 있든, 그는 그것마저 또 하나의 비밀인 양 감쪽같이 감추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대신 늘어진 사슬을 붙잡아, 장갑 낀 내 주먹을 제 입가로 끌어당겼다. 호위들이 일제히 검을 뽑자 칼집에서 서늘한 쇳소리가 새어 나왔다.
"폐하의 대포가 우리 성문을 부순 날, 폐하께서는 병사들에게 도성 약탈을 금하셨습니다." 그가 말했다. 따뜻한 숨결이 내 손등을 스쳤다.
"감사 인사인가?"
"판단입니다." 입가에 옅은 미소가 스쳤다. "그래서 달아나지 않기로 한 겁니다."
"사슬을 스스로 골랐다고 믿으라는 건가?"
"아닙니다, 폐하." 그는 내 왕관이 아니라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여왕이 아닌 나라는 사람을 보고 있었다. "다만 그 사슬을 누가 쥘지는 제가 골랐습니다."
사슬이 우리 사이에서 팽팽해졌다.
"제가 살아 있는 한 아일렌의 신전에서는 여전히 제 말이 통합니다. 제 백성을 살려 주시면, 남부에 검을 내려놓으라 이를 수 있습니다."
"대가로 원하는 건?"
"쓸모 있을 만큼 가까이 두십시오."
시선이 옥좌 옆의 포도주로 갔다가 다시 내게 돌아왔다.
"하나 더 있습니다, 폐하. 저 포도주에는 독이 들었습니다."
사슬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왜 알려 주지?"
시온이 웃었다. 궁정이 복종으로 오해할 만큼 부드럽게.
"저는 카르빗에 항복한 것이 아닙니다." 오직 나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였다. "제가 항복한 상대는 폐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