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fter being abandoned at the altar and made the season's favorite scandal, a woman enters a false courtship with a cold duke who must prove he is in love before summer's end. Their seasonal bargain becomes harder to contain when the performance continues after the audience is gone.
신랑이 결혼식 당일 나를 버리고 달아난 뒤, 처음으로 사교계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밤이었다.
무도회장에 들어서자 음악보다 먼저 대화가 멎었다. 펼친 부채 뒤로 수군거림이 번졌다.
"제단 앞에서 버림받은 여자야."
"대체 뭐가 문제였길래."
달아난 건 그 사람인데도, 사교계는 잘못이 내게 있다고 단정했다. 그 추문 때문에 두 여동생은 왕비께 정식으로 소개되는 사교계 데뷔에 초대조차 받지 못했다. 이번 시즌 안에 평판을 회복하지 못하면 동생들은 좋은 혼처를 얻을 기회를 잃는다.
그래서 나는 도망치지 않았다. 짙은 청록색 드레스를 입고 등을 곧게 편 채, 떨리는 손끝을 감췄다. 그런데도 첫 춤이 끝날 때까지 손을 내미는 남자는 하나도 없었다.
두 번째 왈츠가 시작될 때, 웨스트미어 공작 도미닉 하코트가 검은 연미복 차림으로 무도회장을 가로질렀다. 잿빛 눈은 차가웠다. 어떤 여인에게도 먼저 다가가지 않기로 유명한 남자가 내 앞에 멈춰 서서 손을 내밀었다.
"한 곡 청해도 되겠습니까?"
나는 그 손을 잡았다.
수백 쌍의 시선이 지켜보는 가운데 도미닉이 나를 가까이 끌어당겼다.
"동생들을 데뷔시키려면 평판을 되찾아야 하죠. 나는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한 여인에게 육 주 동안 구애한 뒤, 한여름이 오기 전에 약혼해야 합니다."
그는 고작 다음 춤 동작이라도 권한 듯 태연하게 웃었다.
"우리가 사람들 앞에서 사랑에 빠진 척하면 둘 다 원하는 걸 얻습니다. 이번 사교 시즌 동안만 서로의 거짓 연인이 되어 보는 건 어떻습니까?"
"왜 하필 저죠?"
"내가 당신을 고른 순간, 사교계는 당신 결혼식 이야기를 그만두고 우리 이야기를 시작할 테니까."
그 대답이 모욕인지 구원인지 알 수 없었다.
허리에 얹힌 도미닉의 손에 살짝 힘이 들어갔다. 수백 명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지만, 그의 잿빛 눈에는 조금의 웃음기도 없었다.
"음악이 끝나기 전에 답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는 나를 한 바퀴 돌린 뒤, 무도회장의 시선을 가로막듯 내 앞에 섰다.
"오늘 밤은 내가 당신을 고르는 걸 저들이 보게 두죠. 내일, 아무도 없는 곳에서 말해 주십시오. 내 제안이 거래였는지, 아니면 그저 또 하나의 모욕이었는지 말입니다."